아이의 동작 모방, 문제 행동일까요?
페이지 정보

본문
아이의 반향 동작,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아이의 행동이 누군가의 동작을 따라 하는 것을 보고, '이거 괜찮은 걸까?', '병적인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설 때가 있습니다.
특히 발달지연이나 자폐를 가진 아이들이 주변 사람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할 때,
이를 '반향동작증(Echopraxia)' 이라 하여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동작모방이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적절하게 훈련에 활용한다면, 아이의 의사소통 능력, 사회적 상호작용, 자기 표현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어보다 먼저 몸짓으로 소통을 시작합니다.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거나, 눈을 마주치며 미소 짓는 단순한 동작들은 아이가 세상과 처음으로 연결되는 창입니다.
동작모방은 언어 발달의 기초 단계로써, 의사 표현이 서툰 아이들에게 특히 중요한 학습 방식입니다.
입 모양 따라 하기, 손 동작 따라 하기, 기본 자세 따라 하기 등의 간단한 모방 훈련은,
이후 아이가 '말로 요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단계로 발전하는 데 기반이 됩니다.
훈련으로써의 전환!
동작 모방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지적장애, 긴장증, 투렛 증후군 등 다양한 발달 특성을 가진 아이들에게 훈련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말을 거의 하지 않거나, 자기 언어에만 갇혀 있는 아이일 수록 모방 훈련의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우" 같은 모음 소리 따라 하기
손 들기, 박수 치기, 입 모양 따라 하기
간단한 자음 반복 : "마, 바, 다, 라" 등의 자음 모방 (가장 쉬운 모음 'ㅏ'와 가장 쉬운 자음 'ㅁ' 합쳐져서 '마' 부터 시작)
이러한 반복 훈련은 단순한 따라하기를 넘어서, 요구(Mand) 행동을 이끌어내고, 의사소통의 도화선이 됩니다.
모방이 자폐의 특성?
연구에 따르면, 자폐 아동은 일반 아동보다 손 동작 모방 빈도가 높고,
뇌의 정신화 영역 (타인의 감정과 의도를 이해하는 기능)이 적게 활성화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차이를 병적인 결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훈련 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모방 능력이 있다는 것은 학습할 수 있는 토대가 있다는 뜻입니다.
모방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고, 행동의 의미를 습득하며, 점차 자기표현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이 열린 것입니다.
어떤 아이는 형이 손을 흔드는 걸 따라 하고, 어떤 아이는 엄마가 입을 벌릴 때 똑같이 흉내 냅니다.
이처럼 동작모방은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받아들이는 첫 번째 방법입니다.
그 시작이 설사 무의식적인 반복 (반향동작) 일지라도, 적절한 개입과 학습적 강화를 통해 발달을 유도하는 자극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동작모방은 단지 흉내가 아닙니다.
아이가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만드는 하나의 '언어'이며, 발달장애 아이에게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표현의 방식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음에 아이가 어른의 손짓을 따라 하거나, 행동을 그대로 반복하는 모습을 본다면 이렇게 생각해 주세요.
'이 아이는 지금 배울 준비가 되어 있구나.'
모방은 발달의 첫 걸음이며, 훈련의 첫 열쇠입니다.
그리고 그 열쇠를 돌릴지 말지는 우리 어른의 몫입니다.
- 이전글부모와 관계의 중요성 26.02.16
- 다음글자폐 증상과 이해 '잠들기 힘든 아이, 밤에 깨는 아이' 26.01.1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